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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 기고

국민 보건 안전과 건강보험의 미래, ‘건보 특사경’ 도입이 정답이다

임주석 기자 입력 2026.01.23 11:11 수정 2026.01.23 11:11

구미시약사회 정성엽 회장

ⓒ 경북중부신문
지역 주민의 건강과 가장 가까운 현장에서 일하는 약사로서, 우리 건강보험 제도가 가진 공익적 가치를 매일 체감한다. 하지만 이 견고한 시스템 이면에는 보건의료 질서를 교란하는 ‘불법개설기관’이라는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비의료인이 면허를 대여해 운영하는 이른바 사무장병원과 면대약국은 단순히 법을 어기는 문제를 넘어 국민의 건강권과 생명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중대한 사안이다.

보건의료 기관의 존재 이유는 수익 창출이 아닌 ‘국민의 건강 보호’에 있다. 그러나 오직 영리만을 목적으로 설립된 불법개설기관은 의료 및 약료 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리고 환자의 안전을 부차적인 문제로 치부하기 일쑤다. 과잉 진료와 부적절한 처방으로 이어지는 이들의 운영 방식은 결국 국민의 건강권을 침해하며, 보건의료 현장의 신뢰를 근본적으로 무너뜨린다.

경제적 손실 또한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2009년부터 2025년까지 이러한 기관들이 가로챈 소중한 보험료는 2조 9천억 원이라는 막대한 규모에 달한다. 하지만 실제 환수율은 8.8%에 불과하다. 현행 체계에서는 수사 개시까지의 행정 절차가 복잡하고, 경찰 수사가 진행되는 평균 11개월 동안 불법 행위자들이 자산을 은닉하거나 폐업을 통해 책임을 회피하기 때문이다. 정직하게 보험료를 납부하는 대다수 국민에게 그 피해가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고질적인 재정 누수를 막기 위해서는 건강보험공단에 ‘특별사법경찰권(특사경)’을 부여하는 법적 장치가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다. 공단은 이미 전국적인 요양기관 정보와 고도화된 불법 의심기관 탐지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전문적인 분석 역량을 갖춘 공단 인력에 수사권이 부여된다면, 현재 1년 가까이 소요되는 수사 기간을 3개월 이내로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행정적 효율의 문제가 아니라, 부당하게 유출되는 보험료를 적기에 차단하여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고 불법 개설 시도 자체를 억제하는 실효적인 방안이다.

정책적 공감대 역시 이미 충분히 형성되어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건강보험 과잉·왜곡 지출을 언급하며 사무장병원 등을 단속하기 위해 건강보험공단 특사경 도입 법안을 연내 시행할 것을 지시하였다. 이는 특정 기관의 권한을 키워주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재정을 보호하고 국민의 안전을 지키겠다는 정책적 결단이다. 이제는 입법기관인 국회가 응답해야 할 차례다. 관련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정체되는 동안에도 국민의 혈세는 부당한 곳으로 새 나가고 있다. 국회는 민생과 직결된 이 사안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조속한 법 개정을 통해 제도적 안전장치를 확립해야 한다.

보건 질서 확립은 우리 건강보험 제도를 미래 세대까지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초석이다. 건보 특사경 도입은 단순히 비용 절감을 넘어, 보건의료서비스라는 공공의 영역이 상업적 논리에 훼손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필연적인 선택이다. 국민의 건강권과 소중한 보험료를 지키기 위한 정부와 국회의 단호한 결단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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