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국회의원의 면면을 들여다보노라면 감회가 새롭지 않을수 없다. 80년대 시절 경찰의 지휘봉 한방에 울부짖어야 했던 당시의 대학생이 민족 구국의 선봉에 섰는가하면, 이들을 철창으로 보낸 핵심 사법부는 오간데 없고, 그 당시 소수의견을 내면서 가치관과 철학을 생명으로 여기며 살아온 참다운 법조인들이 국회에 새로운 명함을 드리밀었다. 가족과 자신의 입신출세를 펭게치면서까지 대중과 민중의 권익을 위해 생명을 거리에 내던졌던 인사들 역시 17대 국회에 참신한 얼굴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문제는 초치일관의 문제다. 밖에서 추위에 떨던 사람이 뜨뜻한 안방에 오래 머물다보면 춥던 시절의 기억을 지우고 대신 현재의 따스한 안방을 침해하려는 상대를 공격하려고 한다. 이것이 바로 인간의 본능이면서 우리나라 대중운동사의 한계점이었다.
새롭게 얼굴을 내미는 17대 국회의원에 대해 우리는 몇가지를 당부하고자 한다.
첫째, 확실한 민족관을 가져달라는 것이다. 국경이 허물어지는 지금의 세태는 우리가 주인공이 아닌 한 우리의 주권을 공략당할 수밖에 없다. 과연 이나라 국회의원 중에서 진실된 역사를 통해 정체성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내일의 민족관을 어느정도 갖고 있는지는 두고봐야 할 일이다.
둘째, 경제 재건에 대해서도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세계의 형성은 문명과 물질의 조합 속에서만 이루어진다. 정신이 제 아무리 올곧다 하더라도 배고픔 앞에서 가치관을 지키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닐수 없다. 경제획득과 세계적인 입장에서의 이윤배분을 생각하고 실천하려는 대아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셋째. 부조리한 법률을 개정해야만 한다. 국가보안법, 성차별 관련 법률, 노동자와 기업주간의 불평등, 가진자와 없는자의 불평등 해소를 위한 차별 철폐를 위한 노력이 있어주어야만 한다.
넷째, 통일의 문제를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강대국에 의해 수동적으로 분단된 우리는 능동적인 힘에 의해 나뉘어진 조국을 하나로 통일해야 한다는 괴제를 안고 있다. 통일의 문제는 우리의 지상 과제다. 이를 해결하지 않고 한민족의 부흥을 외치는 것은 메아리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만 한다.
독재와 3김정치 시절에는 정치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민족을 위해 나름대로의 독특한 특성을 갖고 있는 17대 국회의원들의 자존적 가치관의 실현을 통해 민족의 부흥을 기대한다.